사실상 히어로물 – ‘빈센조’ 정주행 후기

같은 시기에 한국드라마는 ‘괴물’을 정주행했기 때문에 빈센조는 안봤음.

근데 시청률이 어마어마한거임. 도대체 왜?

호기심때문에 넷플릭스에서 정주행하고 후기 남김.

한줄후기 : [빈센조]는 사실상 히어로물이다.

[빈센조]는 마블 퍼니셔 류의 다크히어로물을 한국 정서에 맞게 뜯어고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마블 퍼니셔 같은 경우에는 이 주인공에 환멸을 느낄 정도로 잔혹하고 공감가지 못할 행동까지 해가며 악을 응징하는데, 빈센조는 tvN에 방영하는 드라마니까 절대 그런 수위로 방송할 수 없음. 빈센조는 이런 다크히어로의 기본 특성만 유지한 후에 시청자들이 주인공에게 이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놓은 인물임.

+ 송중기인데?

이런 비주얼인데? 안좋아할거야?

박재범 작가는 비슷한 주인공을 만들어왔다

[빈센조]는 대본을 쓴 박재범 작가의 예전 드라마 [김과장]과 [열혈사제] 주인공과 크게 다르지 않음. [김과장]은 어떤 드라마였냐!!

‘회사 돈 삥땅치기 전문’ 김과장이 더 큰 한탕을 뛰려고 다른 기업에 입사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회사 내 부정과 불합리를 뜯어 고치게 되는 드라마였음.

그럼 [열혈사제]는 어떻냐!

사제의 역할에서 한계를 느낀 열혈사제가 직접 살인사건 수사에 개입하게 되는 드라마였음.

빈센조도 이 두 인물과 크게 다르지 않음 ㅇㅇ 유일하게 다른게 하나 있다.

바로 국적.

빈센조는 한국계 인물이지만 엄연한 이탈리아 사람이고, 마피아임.

이탈리아인일 뿐만 아니라 마피아의 두뇌인 ‘콘실리에리’다. 빈센조는 모종의 이유로 한국에 머물며 ‘금가프라자’에 숨겨진 무언가를 챙겨야만 하는데, 그렇게 금가프라자에 사는 사람들과 연대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준다.

국적이 다르다는것. [김과장], [열혈사제]와 비슷하지? 🙂

외부인(타 회사에서 이직한 김과장)이 내부(TQ그룹)의 문제를 해결함.

외부인(속세와 거리를 둔 사제)이 내부(살인사건)의 문제를 해결함.

외부인(이탈리아인)이 내부(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함.

 

빈센조는 사실상 이세계물 주인공이다

먼 개소리냐, 싶겠지만 🙂

[빈센조]가 흥행하는 이유는 여럿 있겠지만, 나는 이렇게 본다.

요즘 사람들은 인물이나 사건의 서사를 쌓는 이야기를 선호하지 않음. 틱톡이나 유튜브 쇼트영상 흥행하는거 보면 알겠지? 그리고 뭘 좋아한다? 먼치킨 물이다!!

빈센조야말로 먼치킨물 주인공 아님? 대한민국의 난다긴다 하는 대기업과 검-경 권력도 빈센조의 뛰어난 지략과 계획 앞에서는 좆X밥일 뿐임. 빈센조는 그들보다 최소 두 수 앞을 바라보며 계획을 짜는 인물이고 그들을 응징함. 혹시 거대악들이 법을 벗어난 행위로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한다? 바로 마피아식 폭력으로 응징해버린다.

빈센조는 쏠 때에는 노빠꾸로 쏴재낌. 역시 마피아쉑…

‘사람들이 왜 먼치킨물에 환호하는가’에 대한 글을 써도 재밌긴 하겠는데, 이번 글은 빈센조 후기니까 🙂 근데 보면서 이런 빈센조의 통쾌한 행위에 마냥 환호할 수는 없겠더라. 아무리 시대가 사이다 터뜨리는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해도, 이건 과잉임.

또 하나는 이거.

빈센조는 어차피 가상의 인물이지. 그리고 빈센조가 다루는 문제는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의 문제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이건 구운몽의 달콤한 꿈 같은거임. 사회에 만연한 부패와 부조리를 내부에서 해결할 수가 없으니까, 드라마에서도 이런 가상의 외부인을 끌여다가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거 아니겠음? 그 현실감각이 이 드라마를 마냥 좋아하며 볼 수 없게 만들더라. 그리고…

이런 마피아는 더욱 없다. 교회오빠도 이런 비주얼은 없음 ㅇㅇ

 

뻔뻔하게 웃기는 드라마

[빈센조]는 나름 사회적 메세지를 정면으로 때려박는 드라마이기도 함.

‘왜 힘들었나 했더니 사회에 관심을 가져서 그런거였다’

‘한국 기업 하는 짓이 마피아랑 똑같다’

‘완전무결해야만 정의다’

이걸 대사로 꼭꼭 씹어서 말해준다니깐? 넘모 오그라드는 것;;

드라마도 그걸 알고 있음. 그래서 진지한 대사를 시답잖은 대화 중에 툭 던지기도 하고, 엄청 진지하게 내뱉은 다음 곧장 개그 요소를 터뜨려버림.

대사 뿐만 아니라 특정 장면들도 오마주-패러디를 많이 하는 편.

‘자유를 이끄는 민중의 여신’을 고대로 따온 장면.
요 장면도 영화 ‘캐리’의 특정 장면을 모티브한듯.

패러디와 오마주가 동력인 드라마임. 어떤게 있는지는 나무위키 검색 ㄱㄱ

그러니까 [빈센조]의 전략은 이거임.

시트콤 스러운 전개(코미디)와 뜬금없는 유머들, 그리고 그 사이에 사이다를 적재적소에 터뜨리는 타이밍, 그리고 배우들을 무기로 매력적인 캐릭터 만들기. [빈센조]는 스토리텔링이 뛰어나기보다는 시청자들의 선호 요소를 잘 파악하고 명민하게 기획한, 기획의 승리라고 하고 싶음.

+ 그렇지만,

너무 오그라들고 직접적인 대사들이 많긴 하지만, 드라마 속 빈센조의 대사는 주목할 필요가 있음.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살기 힘들어도 마냥 외면할 수는 없음. 세상의 소음들을 무시하며 살 수 있다? 만약 그 소음이 언젠가는 당신의 집을, 당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덮칠 수 있다면??

그러니 우리는 더욱 주변 사람들을 챙겨야 함.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서로를 의심해도 결국엔 연대하여 자신의 터전을 지켜나가는 금가프라자 사람들처럼. 우린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 살고 있는 하나의 패밀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