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패턴이 하나뿐??[정직한 후보] 리뷰

(스포일러가 없는 리뷰입니다.)

 

1.한줄요약 : 한국영화가 ‘한국’ 했다.

<정직한 후보>는 ‘가식과 위선으로 똘똘 뭉친 국회의원이 거짓말을 못하게 된다면?’ 이라는 설정을 가진 코미디물이다. 이런 설정이 독창적이진 않다. 비슷한 설정의 영화는 엄청 많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짐캐리 원맨쇼-하드캐리한 [라이어 라이어]가 그렇다.
(물론 [정직한 후보]와는 다르게, 이 영화의 주인공은 변호사다.)

그럼 잠시 대배우 짐 캐리의 위대한 코미디 연기를 감상하시겠습니다.

이게 리얼 원맨쇼 코미디다. 위대한 짐캐리 찬양해-

하여튼, 본론으로 돌아가자.

[정직한 후보]의 원작은 의외로 브라질 영화다.

[O Candidato Honesto(2014년작)] 이 영화의 판권을 사서 리메이크했다고.
사실 거짓말을 못하게 된다는 설정은 그 유명한 [환상특급]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와 유사하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자. 이런 설정은 이제 흔하디 흔하단 소리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런 원작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
빵빵 터뜨리는 유머 + 깊이 없는 정치풍자 + 마지막 신파 한 스푼 추가요!

 

2. 재미가 없다는게 아닙니다. 다만…

[정직한 후보]는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긴 하다. 거짓말 잘하고 가식적인 정치인이 갑자기 거짓말을 못하면 어떻게 될까? 뇌에서 필터링하고 지껄여야 할 말을 필터링 안하게 되니 당연히 사고가 난다. 이 영화는 거짓말 못해서 망신을 당하거나 혹은 그걸 수습하려다가 더 큰 사고를 저지르는 패턴으로 웃음 빵빵 터트리는 전략을 쓴다.

이건 관객들에게 먹히는 코미디다. 심지어 진짜 웃기기도 하고.

다만 문제가 뭐냐면,그게 이 영화의 코미디 패턴의 전부이자 유일한 방식이라는거.
원 패턴 코미디가 나쁜게 아니다. 격투게임 봐라.

붕권 X망겜 수듄;;

철권도 붕권 원패턴이면 상대방이 격투겜 고인물 아니면 최소한 한번은 무조건 먹힘ㅋ X나 쎈 원패턴이면 괜찮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직한 후보]는 이런 한방이 없다는게 문제다. 물론 이 영화는 배우들 코믹 연기의 합이 좋다. 무엇보다 라미란 배우가 코미디 연기를 기막히게 한다. 그래서 전반 4,50분까지는 무난무난하게 웃고 즐길 수 있음.

문제는 뭐다? 솔직한 말만 하다 수습하고 무마하려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유머밖에 없다는 거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이런 패턴이 익숙해지면 웃음의 역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거다. 쉽게 비유하면 짠음식 계속 먹다보면 혓바닥이 무감각해지고 더 짠걸 원하게 된다는거. 그래서 영화 후반엔 코미디의 힘이 많이 떨어진다. 

더 큰 자극을 줄 만한 코미디가 나오질 않아…

 

 3.’한국영화 = 신파’ 이 공식은 이제 낡은거 아님?

뭐 역시나 영화 뒷부분은 늘어지고, 주인공과 할머니 사이의 유대감을 이용해서 감동코드로 능구렁이처럼 넘어간다. 이쯤되면 눈물 쥐어짜기를 위해 할머니 캐릭터를 이용해먹고 버리는 느낌. 나문희 배우님 그렇게 쓰지 말라고ㅡㅡ

한국관객들을 아무리 호구로 보고 있다지만 이제 슬슬 이 공식은 갈아치워야 할 것 같다. 넷플릭스-유튜브로 다양한 컨텐츠 소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제 그 지긋지긋한 신파보다 장르적 특성을 잘 살린 영화를 더 좋아함. 2019년에 흥행한 상업영화들 보면 답이 나온다. 물론 이 영화는 그 사실을 모른 채로 제작해 왔을 테니 이해는 하지만… 이제 신파는 그만좀;;

4. 1차원적인 정치풍자

[정직한 후보] 주인공은 어느순간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는 때가 온다. 근데 주인공이 싸놓은 똥이 너무 심각해서 이걸 잘 해결해야 뭔가 영화의 주제도 잘 살고 정치풍자도 제대로 해내는게 된다. 그럼 준수한 코미디물이 됐을텐데.
근데 이 영화는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영역을 대충 퉁치고 넘어가버린다. ‘이렇게 넘어가도 되나?’ 싶은 대목이 있는데, 그냥 엄청 편리한 영화적 설정을 끄집어와서 해결해버린다. 뭐, 상업영화니까 그냥 봐라! 하면 할 말 없긴 한데… 적어도 이 정도의 비판이나 풍자 한 씬은 제대로 넣어 줬어야지. 이렇게.

미드 뉴스룸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이 영화가 도덕적 딜레마를 해소하는 방식에 크게 동의하지 못했다. 시나리오 쓴 작가도 그걸 진지하게 다루고 싶어하지도 않는거 같아서 아쉽기만 할 따름. 이 영화는 그냥 정치인의 특성, 그러니까 위선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비꼬고 코미디로 만들까에 대한 고민만 있는 영화다.

결론.

라미란 배우는 충분히 원탑할 능력이 있다는걸 증명.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그런 코미디영화 되시겠다.

손익분기점이 150만이라는데, 무사히 넘기시길.